할아버지의 빚을 손자가 갚아야 하나요?

 

 

할아버지의 빚을 손자가 갚아야 하나요?

 

아버지가 큰 빚을 남긴 채 돌아가셨습니다. 장례식이 끝난 후 어머니와 저와 동생 모두 상속포기 신고를 했는데, 며칠 전에 제 아들(사망자의 손자) 앞으로 아버지의 빚을 갚으라고 채무자들이 제기한 소장이 왔습니다. 제 아들이 거액의 빚을 떠안아야만 하는 건가요?

 

상속은 선순위 상속인이 모두 상속포기를 할 경우 다음 순위의 사람에게 상속이 이루어집니다. 질문의 경우 1순위 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 2명이 모두 상속을 포기하였기에 2순위 상속인인 손자녀에게 상속이 이루어집니다.

 

한정승인은 상속으로 취득하게 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 등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특별한정승인은 상속인의 상속채무가 상속재산보다 많음을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상속인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하는 것을 말합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제3항).

 

여기서 중대한 과실은 상속인의 나이, 직업, 피상속인과의 관계, 친밀도, 동거 여부, 상속개시 후 생활 양상, 생활의 근거지 등 개별 상속인의 개인적 사정에 비추어 상속재산에 대한 관리의무를 현저히 결여한 것을 말합니다(서울가법 2006. 3. 30. 자 2005브85 결정).

 

한정승인을 하기 위해서는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상속개시지의 가정법원에 한정승인 신고를 해야 하며, 한정승인이 수리되면 피상속인의 채무는 여전히 유효하기에 상속재산으로 상속채무를 변제하여 청산하는 절차에 돌입합니다.

 

질문의 경우 제2순위 상속인인 손자녀는 본인이 상속인이 됐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의 한정승인 또는 상속 포기가 가능하고, 이를 하지 않고 기간이 도래하여 단순승인이 된 경우에는 특별한정승인을 하여야 합니다. 특별한정승인의 경우에는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함을 주의하여야겠습니다.

 

손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 친권자가 위 소장을 받은 날(손자녀가 상속인이 됐음을 안날)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신고나 상속 포기를 한다면 손자녀는 할아버지의 빚을 갚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출처 대법원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