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가 아직도 여성 기피 분야라고요?”
전국 10개 대학서 공학 체험하며 흥미 유발
“공대에 가면 기계만 만지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연구도 하나요?”
“공대에는 여성전용 휴게실이 따로 있나요?”
“여자가 공대 나오면 취업은 잘되나요?”
지난 23일, 부경대학교(부산 남구 대연3동)에 모인 중고교생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여학생들이 기피해 ‘금녀의 구역’이라고까지 불리는 공과대학과 공학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부경대학교가 영남권에 재학 중인 중·고교 여학생 500명을 초청해 마련한 자리다.
닫혀있던 공과대학의 실험실들이 이날 만큼은 활짝 공개됐다. 사진은 공대 실습에 자주 쓰이는 재료들로, 이날 여성공학주간 체험활동의 주요 소재로 활용됐다. |
부경대학교 여학생공학교육선도사업단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와 손잡고 여는 여학생 공학주간(Girls‘ Engineering Week) 행사의 일환이다. 여학생 공학주간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16개 시도를 중심으로 공학에 관심이 있는 중·고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행사이다. 부경대를 비롯해 연세대, 성균관대 등 전국 10개 대학이 참여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 대학극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 참가한 여학생들은 컴퓨터 분해 조립을 비롯해 카메라 활용, 3D 홀로그램 체험 등 다양한 공학 관련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
공학주간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직접 전기차를 만져보고
체험해보는 모습이다. 전기차 역시 공학의 산물이다.
부경대에 모인 여학생들은 가장 먼저 전기자동차 체험에 나섰다. 개발자들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전기자동차에 충전기를 연결해보고, 시승도 해보았다. 전기자동차를 만들기까지 공학도들의 숨은 노력과, 시장전망까지 개발자들의 생생한 설명을 들은 여학생들은 흥미를 느끼는 듯 모두들 숨을 죽인 채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친환경 전기자동차의 원리를 경청하던 한 학생은 “공학이라고 하면 복잡한 기계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우리 주변에서 친숙하게 보던 자동차 속에도 많은 공학적 지식들이 담겨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현재 전기자동차 개발자 중 여자의 비율이 크지 않다고 들었다. 우리가 졸업할 때쯤 되면 여성들이 비율이 얼마나 증가할 수 있을까요?”라며 사뭇 진지하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친환경 전기자동차의 원리를 경청하고 있는 여학생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인다. |
여성공학주간 행사가 학생들의 진로 설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건 이날 모든 체험학습에 실제 공대생들이 인솔자이자 멘토로서 함께 해줬기 때문이다. 이들은 체험교실에서 이뤄지는 모든 프로그램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공대 진학을 꿈꾸는 여학생들의 질문에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즉석에서 궁금증을 풀어주는 해결사 역할까지 톡톡히 해줬다.
멘토 역할을 맡은 한 공대생 자원봉사자는 “전공이나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지만 취업이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물어오는 질문들이 많아 공학에 대한 여학생들의 관심도가 의외로 높다는 걸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며 “공대는 남자들만의 분야라는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아주고, 여자 공대생들만이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주며 미래공학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가운데에서도 단연 학생들의 흥미를 끌었던 건 뇌파 실습이었다. 인간의 뇌에서 전기가 발생한다는 원리를 적용한 뇌파는 거짓말 탐지기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날 실습에서는 학생 한 명을 자원받아, 해당 학생의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직접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뇌파실습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
뇌파 실습에 참여한 김경련 양은 “공대 하면 기계를 만지거나 딱딱한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지만 이번 실습을 통해 뇌파와 같이 우리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공학에 대한 호기심이 더 높아졌다.”며 “막연하게 생각해오던 공학 분야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울산에서 왔다는 한 학생은 “오래 전부터 공학도를 꿈꿔왔었는데, 부모님이 탐탁지 않게 생각하셔서 의기소침해있었다. 오늘 공대생 언니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공학이 꼭 남자들만의 분야는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학교로 돌아가면 수학과 과학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앞으로 화학공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생겼다.”고 말했다.
공학의 기초가 되는 수학과 과학의 원리를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 |
한편,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체험수학교실에서는 정다각형을 만들어보는 체험을 가졌다. 공학에서 다양한 기술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수학, 과학과 같은 기초과학들이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여학생들은 입체적인 다각형을 만들어봄으로써 수학과 과학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혔다.
컴퓨터공학에 관심이 많다는 한 여학생은 “기계 용접이나, 냉동, 자동차공학 분야는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컴퓨터공학은 오히려 여학생들이 많다고 들었다. 여자로서 공학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공학 분야로의 진학에 대해 진진하게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공학 분야는 중장기적으로 활용 수요가 많고 취업률이 높은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진로 수립의 어려움, 남성 위주의 산업 환경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여학생들의 공대 진학률이 저조한 실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장석영 미래인재정책국장은 “섬세함과 유연한 사고, 문화적 소양과 감성, 소통 능력 등 여성이 갖고 있는 소프트 파워는 창조적 융합 공학 시대에 각광받는 능력”이라며 “우리 여학생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공학은 남성의 영역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여성 엔지니어로서의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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