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콜버스' 인기폭발.. 택시비의 절반 가격수준

 

 

늦은 밤 안심 귀가 ‘콜버스’ 부르릉~

국토부 콜버스 합법화 입법예고…시장 수요 따라 확대도 검토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회사에 근무하는 이혜빈(33) 씨는 회식이 잡히는 목요일이 가장 두렵다. 한번 시작하면 3차까지 가는 게 기본인 회식이 끝나면 경기 성남시의 집까지 가는 지하철과 버스 막차를 놓치기 일쑤기 때문이다. 이럴 때 유일한 방법은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사람은 많고 택시는 적다 보니 승차거부로 한바탕 곤혹을 치러야 한다.

 

그런 이 씨에게 심야 콜버스는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콜버스란 스마트폰 앱으로 비슷한 시간대, 비슷한 목적지로 가는 사람들이 탑승 의사를 밝히면 이들을 모아 택시요금의 절반 가격에 집까지 데려다주는 버스 운송 서비스다. 이 씨는 “택시를 타면 할증요금에 때로는 합승까지 해야 해서 못마땅했는데 콜버스는 저렴한 값에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 또 승차거부도 없어 만족한다. 앞으로는 정부가 합법화한다고 하니 콜버스 시장이 더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야 콜버스는 ‘우버택시’의 버스 버전으로 스마트폰으로 부르는 야간버스를 말한다. 대중교통이 끊긴 늦은 밤 비슷한 목적지로 가는 사람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택시의 절반 가격으로 버스에 실어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일종의 공유경제 서비스다.

 

그동안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는 수요에 비해 택시 공급이 부족해 승차거부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났고, 비싼 택시 할증요금도 승객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야간 통행버스가 있지만 노선이 적고 배차간격도 한 시간에 달해 승객들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서울 강남 일대 버스 정류장에서 승객을 태우는 심야 콜버스 운영업체 ‘콜버스랩’의 전세버스 모습.

지난 연말 생겨난 심야 콜버스 폭발적 반응
동일 거리 운행 택시비의 절반 가격 수준

 

심야 콜버스의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한 뒤목적지와 탑승시간을 입력하면 대기 승객이 기다리는 버스 정류장으로 버스가 도착하고, 콜 여부를 확인한 뒤 탑승하면 된다. 지난해 12월 초 문을 연심야 콜버스업체 ‘콜버스랩’은 25인승 전세버스 4 대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택시 잡기가 어려운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앱 출시 석 달 만에 1만5000건을 내려받았고, 약 4000명이 이용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콜버스랩은 3월 중 유료화하기로 하고, 심야택시의 절반 수준을 목표로 4km까지는 기본요금 2000~3000원을 받고 이후 km당 600~700원을 책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심야 콜버스는 그동안 관리·감독할 수 있는 법령이 없어 적법성 논란이 일었다. 특히 손님을 빼앗긴 택시 사업자들이 ‘심야 콜버스는 불법 교통수단’이라며 민원을 제기했고, 서울시개인택시조합은 서울시에 ‘심야 콜버스를 단속해달라’며 항의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에 콜버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저촉되는지를 판단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불법 논란에 휘말렸던 심야 콜버스는 진통 끝에 2월 기존 업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버스와 택시 면허업자에게만 문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허용됐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시 요청을 검토한 결과 기존 버스나 택시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콜버스 도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는 버스 면허업자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나 16인승 이상 버스를, 택시 면허업자는 11~13인승 승합차로 콜버스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2월25일 입법예고했다. 국토부는 일단 기존 사업자를 중심으로 제도를 도입한 후 시장의 수요에 따라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출처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