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사칭을 이유로 근로계약을 취소하는 경우 근로관계가 소급하여 실효될까?

 

 

 

백화점에서 의류판매점을 운영하는 회사인 甲은 근무경력과 근무기간을 허위로 작성하여 제출한 乙의 이력서를 보고 乙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된 甲은 乙에게 기망을 이유로 근로계약을 취소하고 민법의 일반원칙인 소급효를 적용하여 그동안 지급한 임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기업실무에서 근로자가 입사시 학력이나 경력을 진실되게 기재하거나 고지하지 않은 것이 사후에 밝혀진 경우 일반적으로 징계해고로 처리하여 왔고, 판례도 이력서에 학력이나 경력의 허위기재는 정당한 징계해고사유가 된다고 판단해 오고 있었습니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09두16763 판결 등).

 

그렇다면 경력사칭, 학력사칭, 이력서허위기재 등 근로계약의 체결과정에서 하자가 있는 경우 민법의 취소 법리를 근로계약 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논의될 수 있습니다.

 

취소권자의 취소권 행사로 계약이 취소되게 되면 그 계약은 소급하여 무효로 되고, 이미 급부한 것이 있으면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되는데, 부당이득반환 법리가 근로계약 취소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인식에 따라 근로계약 취소의 효력에 대한 제한문제가 논의되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대법원은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참조) 기본적으로 그 법적 성질이 사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체결에 관한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에 무효 또는 취소의 사유가 있으면 그 상대방은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여 그에 따른 법률효과의 발생을 부정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근로계약 체결과정에 하자가 있는 경우 취소권 행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다25194, 25200 판결).

 

다만 그와 같이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에 따라 그동안 행하여진 근로자의 노무 제공의 효과를 소급하여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이미 제공된 근로자의 노무를 기초로 형성된 취소 이전의 법률관계까지 효력을 잃는다고 보아서는 아니 되고, 취소의 의사표시 이후 장래에 관하여만 근로계약의 효력이 소멸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는데 이는 부당이득반환의 불합리성, 실질적인 어려움, 유효한 것으로 믿고 노무제공을 한 근로자의 보호 등으로 일반적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출처 대법원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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