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韓食)은 건강이다

 

 

한창 한식 세계화 열풍이 불었다. 2009년 이후 '한식 세계화'란 말 그 자체는 성패 여하를 떠나 국민들의 높은 관심 대상이었다. 2015년 현시점에서 한식 세계화 정책의 명암을 냉정하게 따져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해보자. 2008년 출범한 이명박정부는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농림수산부를 농림수산식품부 즉, 식품 분야까지 아우르는 부처로 개편했다. 이후 실시된 대국민 식품 정책 중 하나가 한식 세계화 정책이다. 한식 세계화는 말 그대로라면 '한식을 전 세계인들이 먹게 하겠다'는 그야말로 야심 찬 정책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한식 세계화 5개년 계획도 만들었다. 그 안에는 한식의 세계 5대 음식 진입과 당시 1만 개에 불과한 세계의 한식당 수를 4만 개로 증설하는 계획을 포함해 한식 기반 구축 등 다양한 사업들이 담겼다. 당시 맥도널드의 전 세계 매장 수가 3만6000개였는데, 세계 한식당 수를 그와 비슷하게 늘려보겠다는 계획이었다.

 

한식

 

 

한식 세계화 정책을 위해 '한식은 세계적으로 우수하면서 건강한 음식'이라는 논리가 동원됐고 상당한 예산이 투입됐다. 사업 초기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대통령이 앞치마를 두르고 한식을 서빙하고, 영부인이 외국에서 한식 행사를 열며 한식 세계화에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한식 세계화는 관심의 대상인 만큼 질시의 대상이었다. 음식의 문화적 속성을 잘 모른 채 '한식을 우수하게 포장할 수 있다', '음식을 경제 논리로 풀 수 있다'며 정책을 이끌어 부작용을 불러온 것이다. 실제로 한식 세계화 정책은 국정감사에서 질책을 받는 단골 메뉴였다. 심지어 "간장양념치킨이 한식이 아닌데 왜 지원했나"부터 시작해 "어디까지가 한식의 범주인가" 같은 해묵은 논쟁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한식 세계화 정책이 나오게 된 이면에는 우리 외식 시장이 외국의 패스트푸드에 거의 점령당하다시피 한 절박한 현실이 있다. 세계는 이미 '음식 전쟁', '문화 전쟁'을 벌이고 '철저한 자국 음식 보호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반면 젊은 친구들은 한식을 외면했고, 대부분의 외국인은 한식을 몰랐다. 국민은 한식을 고픈 배를 채우는데 급급한 문화, 격식을 갖추지 못한 음식으로 인식했다. 이렇듯 한식 세계화는 음식의 문화적 가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박근혜정부 한식 정책
한식 '국내 기반 확충' 중시

 

이를 반면교사 삼아 박근혜정부는 '한식 세계화 정책'이 아닌 '한식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2013년 6월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식관광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14년 1월 '한식산업의 국내 인프라 강화 및 국내외 한식 홍보의 균형적 추진'을 담은 한식 정책 발전방안을 마련했다. 한식 세계화 이전에 '한식의 국내 기반 확충'을 중시하며 '음식은 문화이며, 음식은 창조경제의 핵심인 융합을 필요로 한다'는 생각으로 정책을 추진했다.

 

2015년 9월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한식 협업 추진방안'을 마련해 함께 시행하기로 했다. 한식 정책을 총괄 조정하고 한식과 관련한 산업·문화·관광정책을 연계할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 정부 부처, 유관기관의 한식 정책을 조율하고 협업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한식조리학과

 

▷ 그간 정부의 노력으로 국내 대학교에 한식학과가 개설됐다. 우송대 글로벌 한식조리학과는 영어 수업과 집중적인 실습으로 한식의 세계화를 꾀하고 있다.

 

한식 협업 추진방안의 중점 협업 과제로 4개 분야가 제시됐다. ▶한식의 가치 재발견 및 확산 ▶음식과 문화관광의 융·복합 확대 ▶한식의 해외 홍보 강화 ▶한식 진흥 기반 조성이 그것이다. 즉 기존의 한식 세계화 정책에서 벗어나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부각된 한식의 문화적 가치를 확산하고 한식 관련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많은 사람들은 '한식 정책'을 '한식 세계화 정책'과 혼동한다.

 

물론 한식 세계화 정책이 한식 정책으로 바뀌었다 하더라도 이대로는 국민에게 한식 정책의 필요성을 설득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에서 한식 정책은 무엇보다 '국민이 한식을 사랑하고 살리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이 이 땅에서 생산되는 우리 농산물을 선택해 만든 한식을 먹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5000년 역사를 가진 한식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공부하고 한식을 현재의 삶 속에서 즐겨야 한다.

 

음식학 전공자로서 필자는 한식의 밝은 미래를 2015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에서 확실히 봤다. 한국관은 '어떻게 먹을 것인가'와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주제로 한식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는데, 홍보관 내의 한식당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많은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육식 과잉에 따른 만성질환의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채식에 기반을 둔 한식은 세계인의 건강에 기여하는 미래 음식으로써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들에게 한식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간직한 매력적인 민족음식이다.

 

 

▷ 서울에서 한식 레스토랑으로는 첫손에 꼽히는 ‘한미리’의 38가지 천연 양념.

 

미슐랭 가이드에
한식당 이름 등재되기 시작

 

그간 정부의 노력으로 우리 국민은 한식을 '생존 해결을 위한 수단'에서 '우리 민족의 정신과 전통문화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국내 대학교에는 한식학과가 개설돼 자리를 잡았다. 호텔에 한식당이 개설되고 서울 강남에 '모던 한식'이라는 이름으로 젊은 셰프들이 운영하는 한식당도 문을 열었다. 외국 주요 도시에 한식당 협의체가 만들어지고 미슐랭 가이드(프랑스 타이어회사 미슐랭이 매년 발간하는 레스토랑 평가서)에 한식당 이름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도 큰 변화라면 변화다.

 

각 부처가 협업해 그간 추진됐던 한식 세계화의 후유증을 극복하고자 한식 정책 협업 추진방안을 수립했다고 하니 이제는 국민이 한식을 아끼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식 정책에 박수와 격려를 보내줬으면 한다. 한식은 전통문화의 핵심이자 우리 민족의 혼 아니던가. 출처 위클리공감.정혜경호서대식품영양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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