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가을이 온다..

걷기여행, 경기 의왕 왕송못길

 

 

왕송호수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 마냥 수원,안산,의왕 세곳을 적절히 나눠자리 잡은 저수지다. 수면이 넓어 호반의 정취를 물씬 느낄수 있고, 호수를 따라 마련된 산책로인 왕송못길과 근처 철도박물관 덕분인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두루두루 찾는 명소다.

 

경기 의왕에 있는 왕송못길은 1호선 의왕역에서 시작한다. 왕송못길 시작점은 왕송호수 남쪽 끝자락 수문이지만, 의왕역에서 왕송호수까지 약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역에서 시작해도 무난하다. 의왕역 1번 출구로 나온다. 아파트 단지를 뒤로 하고 왕송호수 방향으로 걷는다. 부곡차량사무소 버스 정류장을 지나 약 150미터 걸으면 우측으로 초평동 가는 길이 나온다. 입구에 초평동이라고 쓴 작은 표석이 보인다. 풀이 많은 벌판이라 하여 ‘초평’이라 불렸다. 초평교를 지나 목‘ 포낙지촌’ 앞으로 난 길을 들어선다.

 

다리 끝에 왕송못길 코스 방향표시판이 붙어 있다. 왕송못길은 초평동 부분만 1코스 2코스로 나뉜다. 1코스는 왕송호수 가까운 길이고, 2코스는 초평동 마을 길이다. 두 곳 다 조용한 시골길이지만 조금 더 고즈넉한 호수 가까운 ‘왕송못길 1코스 연꽃단지’ 방향으로 걷는다. 시멘트 길 옆으로 벼들이 푸르다. 이곳 논농사는 왕송호수 물을 사용하지 않고 지하수로 짓는다고 한다. 또한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 우렁이농법으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친환경 쌀로 유명하다. 2, 3주 지나면 누런색이 올라오고 황금들녘으로 빛날 것이다. 쪽빛 하늘과 황금 들녘,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을색이다.

 

 

왕송호수는 7~8개의 지류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그중 하나인 금천천이 초평동 앞으로 흘러든다. 개천 바닥을 두드리며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하다. 그러나 이 시원한 물이 왕송호수에 흘러들면 짙은 녹색에 잠식당한다. 전봇대에 ‘왕송못서길’이라고 붙어 있다. 왕송호수를 사이에 두고 왕송못서와 왕송못동으로 나뉜다.

 

왕송못서는 개발제한지역이다. 그래서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길차이를 느끼게 된다. 못동은 잘 닦여진 아스팔트 2차선이고, 못서는 시멘트 깔린 작은 길이다. 도보 여행자에게는 작은 길이 좋지만 못서 사람들은 개발되기를 희망한다. 호수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길이 하나가 되고 두 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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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옆 우거진 풀들 사이 왕고들빼기꽃 일품

 

왕송호수는 몽리 면적이 416.1헥타르에 이르는 큰 호수이다. 1948년에 완공했다. 수원군 일왕면(현 의왕시)의 ‘왕’과 매송면 ‘송’을 따서 왕송호수라 불렀다. 왕송못길은 의왕시 누리길 1코스이다. 누리길은 왕송못길, 달바위길, 들고지길의 3코스로 나뉜다. 총 거리는 15.9킬로미터로 약 5~6시간이 소요된다.

 

1구간 왕송못길은 왕송호수를 따라 걷는다. 왕송호수 남쪽 끝자락 수문에서 시작해 월암동이 종점이다. 약 6.4킬로미터로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2구간 달바위길은 월암동에서 시작해 덕성산 숲길을 지나 장안말에서 끝난다. 약 5.3킬로미터로 2시간 정도 걸린다. 3구간 들고지길은 장안말에서 시작해 의왕시청에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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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킬로미터로 1시간 30분 정도 걷는다. 부지런히 걸으면 하루에 완주할 수 있는 거리지만, 아스팔트와 시멘트가 깔린 길이 많아서 하룻동안 걷기에는 무리가 있다. 천천히 나눠서 이틀 정도 걸으면 적당하다. 왕송못길은 호수둘레길이라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다. 3코스 중 가장 수월한 길이다. 길 옆 우거진 풀들 사이로 왕고들빼기꽃이 피었다. 8월 말 초평동은 왕고들빼기꽃으로 길이 애잔하다. 초평교에서 600미터 지나자 연꽃논이다. 다른 지역 연꽃과 달리 논에 조성했다. 한여름 온화한 빛을 선사하던 연꽃은 졌고, 대신에 무수한 연밥들이 고개를 바짝 쳐들고 씨앗을 살찌운다. 연밥 안에 점점이 박힌 씨앗들이 밤톨처럼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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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초평동 ‘중간새우대’ 마을이다. 초평동은 여러 마을로 이뤄졌는데, 특히 누리길이 지나가는 마을 이름이 독특하다. 윗새우대, 중간새우대, 아랫새우대로 불린다. 언제부터 왜 이런 이름으로 불렸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다. 옛날에 민물 새우가 많이 잡혔다고 하여 ‘새우대’라고 불렀다는 말도 있고 ‘풀새’자를 써서 풀이 많이 난 평야라는 뜻으로 새우대라고 명명했다는 설도 있다. 초평동이 풀이 많이 나는 평야라고 하니 아래 뜻이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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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길이지만 새 구경하는 재미 쏠쏠

 

중간새우대를 지나 아랫새우대로 향한다. 상수리나무, 갈참나무가 그늘을 내린다. 나무 밑으로 잎과 열매가 같이 매달린 가지가 수북하게 떨어져 있다. 가지까지 부러뜨린 것을 보아 지난 밤에 억센 비가 내린 게다. 떨어진 상수리나무 열매를 뒤로 하고 마을을 벗어난다. 호숫길이다. 갯버들이 반긴다. 갯버들 주변에는 부들이 핫도그 모양처럼 생긴 열매를 맺었다. 부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수초들이 많다. 수초가 많아야 여러 종류의 철새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왕송호수는 사계절 철새 도래지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발견된 새는 150종류이고, 현재는 130여 종이 관찰된다.

 

시멘트 길을 벗어나 신갈나무 숲정이로 들어선다. 신갈나무 사이로 호수가 잘 보인다. 녹조 현상이 몹시 심하다. 호수 가장자리에는 두꺼운 녹색 띠를 둘렀다. 이 현상은 10월 초가 되어야 사라진다고 한다. 녹색 띠를 헤치고 논 병아리 4마리가 유유히 헤엄친다. 그 뒤에 가마우지 한 마리가 물 속으로 잠수한다. 이리 녹조가 심한데도 3급수에 사는 붕어·잉어·가물치 등은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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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안내를 해 준 양회욱(부곡포럼 운영위원장) 씨가 현재는 물의 오염이 심각하지만 그가 어렸을 때는 수영을 하고 놀았다고 한다.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근하던 호수였다. 그래서 물 오염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숲길을 벗어난다. 나무데크가 놓여 있다. 다리 밑으로 역시 녹조 현상이 심하다. 천천히 걸어 수문까지 내려온다. 열린 수문으로 녹색 물이 쏟아진다. 이곳이 남측 갑문 1코스 시작점이다.

 

13다리를 건너 제방으로 올라선다. 제방 길은 약 640미터다. 나무 그늘이 없기 때문에 덥다. 제방에 올라서자 물비린내가 올라온다. 호수 반대편으로 수리산, 관악산, 백운산, 광교산이 낮은 병풍을 두르고 있는데, 시선은 물빛을 떠나지 않는다.

 

수초 사이에 숨어 있던 한뺨검둥오리가 사람 발자국 소리를 듣고 멀어진다. 수초 사이로 팔뚝 만한 크기의 잉어가 입을 내밀고 뻐끔거린다. 데크에서는 수리산 능선이 시원하게 보인다. 월암천 주변으로 수풀이 우거졌다. 수풀 사이에 잠을 자는 한뺨검둥오리 무리가 보인다. 역시 수풀이 많은 곳에 새들이 더 모여 있다.

 

나무데크를 빠져나오자 왕송맑은물 처리장이다. 2차선 아스팔트 길이다. 이 길을 따라서 자연학습공원, 조류생태과학관, 철도박물관이 연이어 자리한다. 연인끼리 걷고 있으면 자연학습공원을 둘러보고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조류생태과학관, 철도박물관을 추천한다. 호수 따라 걷는 길은 단조롭다. 아기자기한 길은 아니지만 호수에서 만나는 새들이 반갑다. 출처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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