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에서, 수상에서, 창공에서…지루할 틈이 없다!
강원도 어름치 마을
“지루할 틈이 없는 1박2일, 엄마, 집보다 더 좋아요!”
1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여름휴가. 해외여행을 계획하자니 높은 비용이 고민이고, 엄청난 인파로 북적일 유명 국내 관광지나 해수욕장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으면서도 스트레스 없는 특별한 여름휴가를 고민하던 중 필자는 지난 주말(7월 19~20일), 강원도 평창의 어름치 마을로 휴가를 다녀왔다.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에 위치한 어름치 마을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2013년 제3회 대한민국 농촌마을 대상 시상식‘에서 경관. 체험. 숙박. 음식 등이 최고 등급을 받으며, 최고 영예인 대통령상을 받은 마을이다. 뿐만 아니라 전국 10대 생태 체험 관광 모델마을로 이미 그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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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름치 마을 캠핑장 앞으로 흐르는 용천수 위로 출렁다리가 관광객을 반기고 있다. |
서울에서 새말 IC를 통해 평창으로 향하는 국도로 접어드니 어느새 소음은 사라지고 자연이 품을 내주는 멋진 경치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나온다. 공동체로 운영되는 어름치 마을은 동강 일대의 모든 생태체험을 주민들이 직접 기획·운영하고 있으며, 발생하는 수익금은 공동 배분으로 지역 주민의 일자리까지 창출하고 있는 곳이었다. 따라서 관광지마다 사설업체가 난립해 한철 장사로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리는 여느 곳과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체험에 앞서 마을 캠핑장에 위치한 카라반에 짐을 풀었다. 동강, 칠족령, 래프팅, 백룡동굴 등 마을의 명소 이름을 붙인 총 6개의 카라반은 6인실이 하나, 나머지는 모두 4인실로 운영되고 있다. 캠핑이 대세라고 하지만 샤워시설, 잠자리 등 다소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카라반 안은 거실을 중심으로 침실과 주방 및 욕실이 나눠져 있고, 에어컨, 냉장고, TV 등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어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카라반 외에도 생태펜션, 황토펜션 등이 있어 하루 최대 6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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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펜션과 비교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는 카라반 내부 |
짐을 풀고 본격적인 체험에 나섰다. 우선, 국내 최초의 탐사동굴인 백룡동굴로 향했다. 국가지정 천연기념물인 백령동굴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탐사형 동굴이다. 과학자들이 동굴을 탐사하던 것처럼 동굴 안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는 것은 물론, 몸에 진흙을 묻혀가며 동굴을 기어야만 탐사가 가능하다. 따라서 아동(만9세 이하)이나 노약자(만65세이상 노인)는 탐사가 제한되며, 동굴 탐사를 위해서는 헤드랜턴, 장갑, 장화 등 전용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동굴 탐사 전에 전문가이드로부터 안전사고나 동굴보호 등에 대한 각종 주의사항을 듣고나면 산 중턱에 위치한 백룡동굴까지 배를 타고 이동한다. 백령동굴로 향하는 잠깐 동안 동강의 유려한 경관에 일행 모두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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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인해 동굴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동굴과는 달리 조명시설이 일체 없다. 그래서 동행한 전문 가이드가 자세한 설명과 함께 체험객의 탐사를 돕는다. |
백룡동굴은 총 4개의 구간 중 왕복 1.5km의 A구간만 개방되고 있으며, 소요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입구에서부터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는 백룡동굴은 냉장고가 따로 없었다. 어두운 동굴 안으로 발걸음을 조금씩 옮기며 해설이 필요할 때만 잠깐씩 조명을 밝히자 눈앞에서 펼쳐지는 고드름처럼 생긴 종유석, 땅에서 돌출한 석순, 기둥석주 등에 관람객들은 환호성이 이어졌다.
수억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물과 바람이 빚어낸 자연의 찬란한 예술품은 그 자체로도 무한 감동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눈을 감아도, 눈을 뜨고 있어도 똑같은 절대 암흑을 만날 수 있었던 백룡동굴의 감동은 경험하지 않은 이에게는 뭐라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큰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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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필요한 곳에서 잠깐씩 조명이 켜질 때마다 관람객들은 일제히 ‘와~’하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
동굴탐험에 이어 동강의 중심부인 무당소에서 진탄나루까지 절매코스의 래프팅 체험이 이어졌다. 그동안 날씨가 많이 가물었기에 래프팅이 가능할지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다른 곳과 달리 강물의 수위가 가장 낮은 요즘이지만 동강 만큼은 예외였다. 무엇보다 절매코스는 동강 100여리 물길 중에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크고 작은 여울을 여섯 개나 만나며 래프팅의 묘미를 제대로 즐기게 해줬다.
안전장비를 갖추고 준비운동을 한 후 래프팅이 이어진다.
크고 작은 여울을 여섯 개나 갖고 있는 동강은 래프팅의 묘미를 제대로 즐기게 해줬다.
어느새 날은 어두워지고 카라반 야외에서 숯불그릴을 이용해 미리 준비해간 음식들로 저녁을 해먹으며 캠핑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이름 모를 풀벌레 우는 소리는 그 어떤 음악보다 감미롭고 하늘에 별이 총총한 여름밤의 정취에 낭만과 힐링은 덤으로 따라온다. 그렇다고 이 밤을 그냥 보내기는 아쉬운 법. 올해부터 야간 운영하는 스카이라인과 스카이점프 체험을 위해 캠핑장 바로 옆에 있는 출발대로 이동했다.
낮에도 신나고 스릴 만점인 스카이라인이 밤에는 어떤 느낌일지 몹시 기대가 됐다. 혹시 무서워서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어린 조카들이 걱정이 됐지만 처음 타본다는 스카인라인을 한껏 즐기고 있었다. 번지점프 같은 느낌의 스카이점프 역시 두 번이나 뛰어내리며 야간 체험의 스릴를 만끽했다. 오히려 아이들이 타는 걸 보고 두려움을 느낀 필자의 오빠는 군대에서 한 번 뛴 경험만으로 충분하다며 결국 스카이점프는 포기하고 스카이라인에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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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처럼 구성된 안전 장비를 갖추고 스카이라인을 한껏 즐기고 있는 조카 정선민(중1), 정홍규(초5) |
다음 날 아침, 동강의 빼어난 풍광을 볼 수 있는 칠족령 트래킹에 나섰다. 평창과 정선에 걸쳐있는 백운산을 넘어가는 고갯길인 칠족령은 고개 너머 정선 제장마을에서 옻을 굽던 집의 개가 이 마루턱을 넘나들며 발자국을 찍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칠족령까지 약 1.8km의 비탈진 산 허리길을 걷는 동안 빽빽한 나무 아래 온갖 다양한 생물들이 호기심 가득한 조카들의 발걸음을 연신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이윽고 땀을 뻘뻘 흘리며 굽이치는 동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병풍처럼 둘러진 산맥을 따라 물길이 용틀임을 치며 돌아나가는 동강 최고 풍경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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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 최고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칠족령 트래킹 |
금강산도 식후경. 어름치 마을은 용천수가 송어를 키워내는 전국 최대의 송어 양식 생산지로 다른 곳의 송어와 달리 육질이 매우 탱탱하고 신선했다. 이처럼 어름치 마을에서의 1박2일은 각 체험간 큰 거리 이동 없이 백령동굴 지하체험, 래프팅 수상체험, 스카이라인 창공체험, 트래킹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평창 어름치 마을로 떠난 농촌 여름휴가는 웬만한 해외여행 부럽지 않은 최대의 힐링 여행이었다. 출처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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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송어 50%를 책임지고 있는 어름치 마을의 송어회는 육질이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
☞ 어름치 마을 홈페이지 : http://www.mahar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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