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샘터

민속마을 탐방, 옛 모습 그대로..

메이븐2 2014. 7. 23. 07:42

 

 

돌담길 따라 원두막집 찾아…점심은 투박한 시골밥상

올 여름 나만 아는 비밀 여행지 ‘농촌체험마을’

 

충청남도 외암마을 설화산이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고 깨끗한 자연환경과 옛날 시골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에 위치한 외암마을은 마을 자체가 문화유산이자 충청 지방 양반 마을의 옛 모습이 그대로 잘 보존돼 있는 민속마을이다. 특히 가옥주인의 관직명이나 출신지명을 따서 참판댁, 감찰댁, 교수댁, 참봉댁, 영암댁(건재고택), 신창댁 등의 택호를 갖고 있는 기와집과 다른 마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초가집 등이 모두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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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외암마을에는 연꽃이 활짝 피어 산책하는 즐거움을 준다.

 
외암민속마을 매표소에서 농가민박을 원하다고 하니 민박안내센터로 안내해 주었다. 외암마을 입장료가 2,000원인데 민박손님에겐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이 마을엔 모두 21채의 민박농가가 있는데 민박안내센터를 통해 집을 예약할 수 있다. 이곳의 농가는 독립된 사랑채에서 민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농가의 특별함을 맛보면서 독립된 공간에서 민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민박안내센터 문승례 사무장은 “여기서는 민박집을 찾는 것부터가 농촌 체험의 시작”이라며 “도시에서 살던 분들은 우리 마을의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무척 어려워 하신다. 어린 아이들이 지도를 들고 앞장서서 민박집을 찾아가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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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집이나 초가집이나 길고 넓은 돌담을 지니고 있어 여행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필자도 지도 한 장 들고 민박집을 찾아가는 골목길이 어려웠지만, 멋진 고택과 담 너머 도란도란 들리는 사람들의 정다운 이야기 소리에 마음이 끌렸다. 걷는 동안 만나게 되는 끝없이 이어지는 돌담도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외암마을 돌담은 돌산인 설화산 돌과 집을 짓던 집터에서 나온 돌로 쌓았는데 마을 내 돌담의 길이가 무려 6,000m에 이른다. 마을 이장님은 “비만 오면 학교에도 못가고 무너진 돌담 쌓는 일을 하게 될까봐 마음 졸이곤 했다.”며 옛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원두막집으로 찾아가는 내내 마을길은 온통 돌담길이었다. 기와집이나 초가집이나 할 것 없이 어느 집이나 야트막한 돌담을 지니고 있었다. 돌담에는 능소화나 호박 등이 기대어 자라고 있어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운치를 맛보기에 충분했다. 구불구불 끝도 없이 이어지는 돌담길 덕분에 지도를 들고 민박을 찾는 일부터가 무척 재미있는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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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을 따라 걷다보면 담쟁이덩굴, 호박 등이 기대어 있는 예쁜 돌담을 끊임없이 만날 수 있다

 
외암마을 가장 중심에는 건재고택이 있었다. 영암댁이라고도 불리는 이 집은 마을 뒷산인 설화산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을 끌어들여 연못의 정원수로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특색있게 꾸민 정원이 안전행정부 ‘정원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문이 굳게 잠겨 있어 아쉽게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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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지방 대표 반가인 건재고택. 외암마을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여행의 재미를 먹거리에서 찾는 사람에게는 외암마을 유일한 밥집인 신창댁을 권한다. 시골밥상이라는 소박한 팻말을 걸어놓은 신창댁에서 토속 반찬과 된장찌개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밭에서 직접 길러 만든 반찬이라 서울에서는 여간해선 만나보기 힘든 밥상이었다. 떡 벌어지게 차려진 밥상 1인분이 5,000원이라 선뜻 돈을 내놓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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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댁 할머니 댁의 투박한 시골밥상은 외암마을 여행의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평생 이곳에서 살았다는 할머니는 “도시 사람들이 여기 와서 맛있게 먹으면 나도 좋다.”며 “여긴 아직도 촌인심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다음 날 식사를 하러간 필자를 위해 신창댁 할머니는 가는 길에 먹으라며 찐 옥수수를 잔뜩 내놓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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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부끄럽다는 신창댁 할머니를 위해 예쁜 며느리가 함께 사진을 찍어주었다.

 
외암민속마을 여행의 묘미는 청정 자연환경과 먹거리, 그리고 체험이다. 외암마을은 학생 및 일반, 단체를 위한 전통문화 및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놓고 있다. 특히 여름에 외암마을에서 체험할 거리는 아주 많다. 손두부 만들기, 떡매치기, 엿 만들기, 한지부채 만들기, 감자 캐키, 옥수수 따기 등 골목길을 걷다보면 체험장을 쉽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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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전통방식 그대로 체험해볼 수 있는 떡메치기 (사진=외암마을)

 
필자는 엿 체험장을 찾았다. 열댓 명 단체 예약 손님이 예약시간을 30분이나 넘기고 있었다. “왜 아직 안오냐”는 필자의 질문에 “때 되면 오겠쥬”라며 느긋하게 응수하시던 아주머니는 곧이어 “안오면 말쥬”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이 마을에 와서 충청도 인심과 함께 느긋느긋한 충청도의 정서를 제대로 느끼며 웃음이 빵 터졌다.

아이들에게는 옥수수 따기나 감자 캐기와 같은 농사 체험이 아주 좋다. 주어진 망 가득히 감자나 옥수수를 딸 수 있다. 저녁에 민박에서 쪄서 원두막에 앉아 먹으면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단체체험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해야 하고, 개인체험은 상시로 진행되고 있으므로 안내센터에 문의하거나 직접 찾아가면 된다. 외암민속마을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주변 여행지로는 현충사, 맹사성 고택, 온양온천, 도고온천, 아산온천 등이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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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길을 걷다보면 곳곳에 체험장이 있다. 엿 체험장에서 문을 활짝 열어놓고 체험객 맞이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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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캐기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 중 하나이다. (사진=외암마을)

 
올 여름휴가를 어디에서 즐길까? 길 막히고 사람 많은 휴가지를 피해 한적하고 여유로운 농촌에서 휴가를 즐기는 것이 요즘 트렌드이다. 서울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 내외면 올 수 있는 외암민속마을은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조상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살아있는 마을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기며 특별한 체험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출처 정책브리핑


외암민속마을 홈페이지 http://oa.utov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