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관광주간 문화유산, '정조 능행길'
영화 ‘사도’가 뭉클했다면, 정조 능행길 어떨까?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여행길’…정조 능행길
가을 관광주간 홈페이지(http://fall.visitkorea.or.kr/) 에 들어가보면 정말 다채로운 관광 프로그램과 각종 할인 혜택에 절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가을 관광주간, 좀 더 의미있는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면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여행길’을 따라 떠나보는 건 어떨까? 문화재청에서는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여행길’을 발굴해 문화재청 홈페이지(http://www.cha.go.kr/) 간행물 코너에 자료를 올려놓았다.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여행길’ 중 정조의 능행길을 따라가보고 싶어졌다. 아무래도 장안의 화제가 된 영화 ‘사도’의 영향이 컸다.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끌었지만,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여야만 했던 아버지 영조와 그 아들 사도세자의 비극을 그린 영화 ‘사도’.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비참하게 죽은 아비에 대해 효와 성을 다하는 정조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영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정조는 경기도 양주에 있는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 화산으로 옮기고 ‘현륭원’이라 이름하였다. 화산에 살던 백성들을 팔달문 아래로 이주시킨 후 5.7km에 이르는 수원 화성을 축성, 새로운 신도시를 건설한다. 그리고 재위기간 13차례나 능행을 하며 사도세자를 향한 애끓는 효심과 길에서 만나는 백성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멋진 군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창덕궁을 나선 정조가 점을 먹었던 노량진의 용양봉저정에선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영화 ‘사도’에서 문근영 분)의 회갑연을 치르기 위해 걸었던 능행길. 관광주간에 앞서 미리 정조대왕의 발자취를 따라가봤다.
창덕궁을 출발한 정조는 노량진 작은 언덕 위에 ‘용양봉저정’이라는 정자에서 점심을 들며 잠시 쉬어갔다. 노량진교회 밑 한강이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용양봉저정’에서 내려다본 한강은 여전히 넓고 시원했지만 이곳을 찾는 이는 많지 않아보였다.
노량진을 지나 시흥을 거쳐 수원에 이르는 정조의 1박 2일 긴 여정을, 필자는 용산역에서 무궁화 열차로 30분 만에 도착했다. 수원역은 커다란 쇼핑센터와 호텔이 이어져 상전벽해의 모습이었지만, 정조 당시 만들었던 팔달문과 장안문, 화성행궁과 그들을 잇는 성곽들은 역사의 현장감을 느끼게 했다.
수원의 팔달문
정조가 여장을 풀었던 화성행궁을 찾았다
10월 푸른 하늘 아래 수원 화성은 억새들이 가을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잘 닦여진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옛사람의 생각과 마주하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팔달산에서 화서문을 지나 장안문, 연무대 사이를 오가는 화성열차를 타고 성곽길의 정취와 낭만을 즐기는 일도 이색적이었다. 왕의 가마를 형상화해 만든 화성열차는 외관부터 사람의 마음을 잡아 끌었다.
팔달문과 연무대 사이를 오가는 화성열차
정조의 능행차를 따라 마지막에 다다른 곳은 ‘융건릉’이다. 융건릉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를 합장한 융릉과 정조와 효의왕후의 합장릉 건릉이 모여져 붙인 이름이다.
조용한 소나무 숲 흙길을 따라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사도세자의 융릉, 왼쪽으로 가면 정조의 건릉이다. 울창한 소나무로 둘러쌓인 무덤은 푸른 하늘 아래서 평안해 보였다. 죽어서까지 아비 곁에 묻히고 싶었던 아들 정조의 마음이 그 푸른 하늘 가득 새겨져 있는 것 같았다.
조용한 소나무 숲 흙길을 따라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정조의 효심을 볼 수 있는 융건릉
정조의 능행길을 따라나선 여행은 그 속에 깃든 이야기 덕분에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 됐다. “약국을 하고 있는데, 쉬는 날마다 스토리가 있는 여행지를 찾는 게 취미”라고 밝힌 한 중년 여성은 “여행을 하다보면 역사책 속의 이야기가 길 위에서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것 같아서 참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 길은 문화재청에서 발굴한 문화유산 여행길 620선 중 13선에 선정돼 ‘문화유산 코리아,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여행길’로 교육방송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지난 9월 7일 방송된 ‘어라연의 전설이 된 소년왕 , 단종의 유배길’을 시작으로 내년 2월 22일 ‘예와 강직함을 지닌 충정도 선비정신을 좇아’까지 총 13부에 걸쳐 전국 곳곳의 문화유산 여행길이 소개된다.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 10분 EBS1 채널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살아숨쉬는 문화유산을 접하는 동시에 생생하고 유익한 여행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여행길’ 방송을 시청하고, 가을여행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출처 정책브리핑
<가을 관광주간 수원시 혜택>
수원박물관, 수원광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 무료 입장
수원시티투어 2,000원 할인
2015 가을 관광주간 홈페이지(http://fall.visitkorea.or.kr/) 참조